PR과 사람들 | 한국경제 긱스 안정락 기자...“보도자료 쓰는 법은 기사와 같아요. 하지만 기사는 아닙니다.”
이번 시간에는 홍보담당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기자를 인터뷰했어요. 인터뷰 대상자는 한국경제신문의 안정락 기자입니다. (기자 인터뷰, 언론홍보)
Sep 23, 2024
이전 맥락: <PR과 사람들>은 우리 주변의 PR인을 조명하는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뉴스럴은 작년 하반기부터 PR 담당자를 위한 보도자료 세미나를 운영합니다. 세미나에서는 매일경제 미라클랩의 조광현 팀장님이 PR 담당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기자 관점에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 기수의 세미나 마지막 날 참여자들끼리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는 시간을 갖는데요. '이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다.' 이 인터뷰 콘텐츠를 시작한 맥락이에요. (🔗포자랩스 PR 담당자 이준환님 편, 🔗라플라스테크놀로지스 PR 담당자 임지엽님 편)
이번 시간에는 홍보담당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기자를 인터뷰했어요. 인터뷰 대상자는 한국경제신문의 안정락 기자입니다. 안 기자님은 한경의 긱스(Geeks,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팀에서 스타트업을 취재하고 있어요.(한경 안정락 기자 프로필)
뉴스럴은 고객사 대상으로 오프라인 기자 미팅도 열고 있어요. 업계 기자 한 명, PR 담당자 여럿을 초대해 진행하는행사인데, PR 담당자가 서비스를 소개하고 기자와 인사를 나누는(이라고 쓰고 명함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초기 스타트업 PR 담당자는 기자를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해요. 이런 담당자들과 기자를 잇는 가교의 장이 뉴스럴 기자 미팅이에요. 안정락 기자는 지난 1월 열린 기자 미팅에 참석했어요.
PR 담당자가 기자에게 바라는 건 보도자료를 매체에 실어주는 것일 텐데요. 반대로 기자가 PR 담당자에게 바라는 건 무엇일까요? 안정락 기자님을 만나 물어봤어요.
👨💻 안 기자님은 개인적으로 어떤 홍보 담당자가 좋은가요?
😁 저한테(만) 정보를 주는 홍보 담당자가 좋죠.(웃음) 업계 소식을 자주 알려주거나 재미 있는 뉴스 거리를 제보하거나. 예를 들어 "옆 동네의 어떤 스타트업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재미난 업계 동향을 발견했다"면서 기자에게 정보를 주는 거죠.
두 번째는 친절한 홍보 담당자예요. 누구나 겸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홍보 담당자를 만났는데 자기 자랑만 계속 늘어놓는 경우도 간혹 있어요. 그럴 땐 '뭐 하려고 날 만났지'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회사를 알리려고 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홍보 담당자들을 보면 믿음이 가요.
자기 회사 내용인데 오히려 기자보다 더 모르는 홍보 담당자도 있습니다. 그러면 신뢰가 안 가죠. 직원 100명 이하의 스타트업인데 기자보다 홍보 담당자가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하셔야 해요. 입사 6개월이 넘었으면 홍보 담당자가 기자보다 더 잘 알아야겠죠.
👨💻 기자에게 PR 담당자는 어떤 존재인지?
🤔 서로 공생 관계인 것 같아요. PR 담당자가 기자의 도움이 필요한 것 처럼 기자는 PR 담당자의 도움이 필요해요. PR 담당자가 제공하는 보도자료도 기사 거리, 기사 소재잖아요.
내가 어떤 회사의 정보를 알고 싶다. 그럴 때 PR 담당자가 도움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물론 취재성 기사를 쓸 때 담당 회사의 PR 담당자는 속시원하게 얘기를 안 해주죠. 회사의 기밀을 지켜야 할 수 있고. 그래도 대승적 차원에서 이건 좀 알려야겠다 싶을 땐 조심스럽게 알려주기도 해요. PR 담당자와 기자 사이에 적당한 선이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서로 친해져서 나쁠 건 없는 것 같아요.
🤗 저희도 고객사 PR 담당자들에게 기자와 적극적으로 만나보라고 권해요.
🙂 보도자료는 대부분 업체 홍보가 주된 내용이잖아요. 홍보 기사는 우리 입장에서 써도 되고 안 써도 그만이거든요. 홍보하는 서비스 자체가 어떤 의미가 있지 않는 이상에.
근데 저와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다면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죠. 맨날 통화하고 카톡하고 이러는 것보다 실제로 만났던 사이라면 그 담당자와 좀 더 유대 관계를 느끼겠죠. (사람 관계이기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두세 달에 한 번씩 기자와 점심 식사하는 정도가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 그럼 기자가 가장 바쁜 시간은 언제예요?
🙂 신문 기자는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에 제일 바쁩니다. 왜냐면 오후 6시 정도에 초판이 나와요. 기자는 매일매일 하루살이잖아요. 늦어도 오후 5시까지는 기사를 써서 넘겨야 해요. 그나마 오전에는 조금 한가하고요. 요즘에 제가 부장 대행 역할을 하고 있어서 오전에도 회의가 많습니다. 방송 쪽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일간지 신문 기자의 하루 시간표는 보통 이렇습니다.
🤓 PR 담당자가 기자에게 언제 연락하면 될까요? 담당자들이 조심스러워 하기도 해요.
🙏바쁜 시간인 3시부터 5시 사이에 연락하는 건 자제해주세요. 될 수 있으면 오전에 연락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보도자료는 보통 오전에 뿌리잖아요. 오전 9시에 보도자료를 배포한다고 하면 9시에서 10시 사이쯤 연락하는 거죠.
(기자마다 다르겠지만) 보도자료 제안은 카톡으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물론 예외인 경우도 있어요. 전혀 모르는 사람이 뜬금없이 카톡으로 요청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실례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오히려 전화 통화가 나을 수 있겠죠. "OO 회사 담당자입니다. 오늘 이런 보도자료를 냈는데 관심 있게 봐주세요"라고 하거나 아니면 뉴스럴 기자 미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점심 식사 약속을 따로 잡는다거나. 급한 일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기자도 점심을 먹거든요.
🤳 근데 홍보 담당자 연락처에 개인 번호를 남기는 것이 왜 중요한지?
🤝 070 등 회사 대표 번호가 적혀 있으면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뚝 끊겨요. 전화를 받고 싶을 때만 받겠다고 들리는 거죠. 물론 퇴근하고 전화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겠죠. 그래도 홍보 담당자라면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밤 8시라도 전화를 받아야 한다고 전 생각해요,
그래서 기자를 미안하게 만드는 담당자가 좋은 담당자예요. 예를 들어 밤 10시에 전화했는데 대응을 잘 해주셨어요. 기자도 미안한 마음이 들죠. 밤 10시에 전화하려면 상대방에게 엄청 미안하거든요. 근데 그거를 싫어하지 않고 잘 대응해줬다고 해보세요. 그러면 '저 홍보 담당자가 되게 괜찮구나'하는 마음이 들죠.
🤓 그 밖에 PR 담당자가 알아두면 좋을 언론이나 미디어 생태계가 있다면?
🤔 보도자료에서 제목이 중요해요. 재미있게 제목을 달아주세요. 그래야 기자가 한 번이라도 더 봅니다. 저는 하루에 100개 정도의 보도자료를 (메일로) 받습니다. 전 보통 제목만 보고 기사감을 추려요. 어떻게 그걸 다 클릭해서 보겠어요. 훑을 때 제목 정도를 봐요. 제목에서 눈길을 못 끌면 일단 클릭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10대 일간지, 5대 경제지가 있잖아요. 이름을 좀 알 만한 곳의 기자들은 매체에 대한 자존심이 있어요.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어요. "얼마면 써 줄 수 있나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매우 불쾌해요. 혹시라도 이런 질문은 삼갔으면 좋겠어요.
좋은 서비스를 출시하고 좋은 스토리로 풀어가면 기자들이 알아서 찾아갑니다. 배달의 민족도 처음에는 홍보하기 어려웠겠지만 김봉진 대표의 스토리가 알려지고 음식 배달 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기자들이 먼저 연락을 하거든요.
홍보도 신경을 써야겠지만 더 중요한 건 본업입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와 상품이 좋으면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알아서 홍보되고요. 첫 발을 떼는 게 조금 어렵겠지만 한번 알려지기 시작하면 정말 기하급수적으로 늘거든요. 그러니까 본업에 충실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 그럼 첫 발을 떼기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은 어떻게 해요?
🙂 '최소한 기자 한 명 잘 잡으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 안정락 기자에게 우리 회사 서비스나 상품을 잘 소개하여 한경에 보도됐어요. 그럼 다른 매체에서도 연락이 올 거예요. 기자들끼리 서로 기사 모니터링합니다. 저도 아침에 조중동 기사를 봐요. 제가 잘 모르는 곳인데 다른 매체에서 그럴싸하게 기사가 났다. 그러면 저도 그 업체에 관심을 갖죠. 재미있겠다 싶으면 직접 연락합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회사가 홍보되면 좋은 이유를 두 가지로 봐요. 하나는 투자를 잘 받기 위해, 또 다른 이유는 서비스를 대중에 많이 알리기 위해. 근데 VC 투자자와 같은 선수들은 이 글이 홍보성 기사인지, 취재 기사인지 단번에 구별할 수 있어요. 그래서 투자 관점에서 봤을 때 유가 기사는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요.(유가 기사란 돈을 내고 언론매체에 기사화를 제안하는 것을 말한다.)
대중에게 알리는 게 목적이라면 유가 기사도 도움이 될 수 있겠죠. 다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처음이 어렵지 서비스와 상품이 좋다면 알아서 알려진다고 생각해요. 결론은 유료 기사를 억지로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가 기사는 광고나 마케팅이지 기사가 아니에요. 그 돈으로 차라리 광고를 해보시라고 말씀드려요.
✍️ 좋은 보도자료를 쓰는 왕도가 있나요?
🙂 PR 담당자에게 보도자료는 알리고 싶은 것. 기자에게는 보도자료에서 기사감을 찾는 것이죠. 근데 채택률은 10%도 채 안 된다고 보면 됩니다. 채택율을 높이는 방법은 일단 제목을 잘 써라. 둘째 역피라미드 구조로 써라. 보도자료를 기사처럼 쓰면 제일 좋아요.(기자는 입사 초기 역피라미드로 기사를 쓰도록 훈련을 받는다. 참조: 기사 구조 이해하기)
그래서 기사를, 특히 신문 기사를 읽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신문 기사는 맞춤법 하나 하나 신경을 쓴 정제된 글입니다. 인터넷 기사는 상대적으로 중구난방으로 쓰기도 하거든요. 될 수 있으면 신문 하나 정도를 구독하면 좋겠어요. 제목을 보다 눈길 가는 기사 서너 개만 매일 정독하세요.
소위 중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보도자료 글을 보내주셔야 해요. 업계 용어를 남발하지 말고 쉽게 적으세요. 보도자료 쓰는 법은 기사와 같아요. 하지만 기사는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면 기사와 같은 형식으로 보도자료를 쓰되, 그 보도자료가 기사가 되도록 기자들과의 관계도 잘 만들어야 합니다.
🎤 부득이하게 업계 용어를 써야 하면 어떻게 하죠?
😊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용어가 있다면 설명을 달아주세요. 보도자료가 보도됐을 때 메이저(주요) 언론사에서 그 용어를 어떻게 풀었는지 살펴보세요. '나는 이렇게 썼는데 기사에서는 이렇게 표현했네.' 여기서 힌트를 얻을 거예요.
예를 들어, 오늘 파두라는 회사에 대해 기사를 썼어요. 파두는 SSD 컨트롤러를 만드는 업체입니다. 들었을 때 무슨 업체인지 아시겠어요? SSD는 쉽게 말해 외장 하드디스크 같은 거예요. 컨트롤러는 하드디스크 안에서 구동할 수 있게 해주는 반도체입니다.(컨트롤러는 PC의 CPU와 유사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SSD라는 외장 하드디스크를 구동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반도체 생산 업체다. 이런 식으로 풀어쓰면 이해하기 쉽죠. 업계 사람들만 아는 용어를 풀어쓰고, 비유를 드는 것이 좋아요.
전문 용어는 바로 설명해주세요. 특히 리드는 신문 기사의 첫 문장이잖아요. 리드는 정말 쉬운 말로 풀어 쓰고, 그 뒤의 문장부터는 (앞에서 풀어쓴) 전문 용어를 쓸 수 있어요. 패션 업체의 보도자료를 보면 첫 문장부터 아방가르드다 뭐다 패션 전문 기자나 정확히 이해하는 단어가 넘쳐납니다. IT와 패션 업계 보도자료가 일반인이 봤을 때 어려운 용어를 많이 쓰는 것 같아요.
🥲 보도자료를 배포한 날 매체에 실리지 않았어요. 나중에 기사로 실릴 수 있나요?
🤼♂️ 그럴 수 있죠. 오히려 다른 회사와 엮어서 들어갈 때 기사의 파급력이 커져요. 신문 지면 톱 기사를 생각해 보세요. 삼성전자 같이 대기업은 단독으로 실릴 수 있겠죠. 근데 스타트업은 홀로 톱 기사에 실리기 어려워요. 단독으로 나와봤자 (원고지) 몇 매나 쓰겠어요. (스타트업이라도) 다양한 업체와 묶어서 들어간 기획기사는 톱 기사로 게재할 수 있습니다. 독자가 봤을 때도 톱 기사가 더 재미 있고 읽을 거리가 많아요. 그런 기사가 대중에게 훨씬 많이 읽힙니다.
기획 기사라도 단순 정보 나열에 그치고 홍보성이 짙다면 관심이 안 생겨요. 제목만 봐도 눈길이 가야 해요. 최근 챗GPT가 열풍이죠. 지난 주 한경에서 <여행 계획 짜주고 코딩 보조...스타트업, 너도나도 챗GPT>란 기사를 썼어요. 자사 서비스에 AI를 도입한 스타트업들을 묶어서 조명했죠. 세무에도 쓰이고, 음악에도 쓰이고, 여행에도 쓰이고 등등. 시의성 있는 주제로 서비스 홍보를 기획하면 기사감이 될 수 있죠.
🤓 뉴스럴이 운영하는 기자 미팅이 PR 담당자에게 도움이 될까요?
🙂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일단 세미나 현장에서 현직 기자와 이야기하는 동안 언론 생태계를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또 이런 기회에 기자와 인사하고 친해지면 좋죠. PR 경험이 없는 분들은 기자에게 대뜸 연락해서 자리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잖아요.
지난 기자 미팅이 끝나고 반도체 기술 스타트업의 담당자에게 연락이 왔는데 저는 되게 좋았어요. 제 강의를 조금이라도 좋게 보셨다는 반응이잖아요. 강의를 했는데 누군가로부터 '강의 잘 들었다' '재미있었다'는 피드백을 들으면 누구라도 기분이 좋죠. 이런 기자 미팅 자리를 잘 활용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 개인적인 이야기도 해볼게요. 안 기자님은 어떻게 기자가 됐어요?
🎥 어렸을 때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 감독이 꿈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피디 입사 준비를 했어요. 근데 기자와 피디가 치르는 시험이 비슷해요. 기자 시험에서 먼저 붙었고 기자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입사 후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기자 일을 하고 있어요. 돌이켜보면 기자라는 직업이 저와 잘 맞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정보를 알리는 일이 좋고 다양한 사람들을 두루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좋네요.
기자 말고 유명한 명함이 있어요. 다음 아랑카페의 카페지기입니다.(아랑카페는 기자, 피디 등 언론인을 준비하는 지망생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다음 카페이다. 회원 수는 현재 기준으로 16만명에 가깝다.) 선후배들과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초창기 때는 카페 관리를 꼼꼼히 했죠. 올라오는 모든 글을 다 읽고 댓글도 직접 달고. 제가 갖고 있는 자료도 자주 올렸어요. 초창기에는 하루에 대여섯 시간을 카페 운영에 썼던 것 같아요. 지금은 후배들이 도와주기도 하고 체계가 잡혔기 때문에 모니터링 정도만 합니다. 혹시 이상한 광고가 올라왔나 확인하는 정도로 관리하고 있어요.
👨💻 기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일을 정의해본다면
🤔 국회의원들이 하나의 입법 기관이라면 기자는 하나의 언론 기관이라고 생각해요. 국회의원 개인이 하나의 입법부라고도 볼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기자 개개인이 하나의 언론사라고 보는 것이죠. 왜냐면 기자 한 사람의 취재 기사가 사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들도 서로 협업하지만 보통 독립적으로 활동해요. 때문에 기자를 1인 미디어, 독립적인 직업인으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기자는 세상의 모든 일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직업이 아닐까요. 진부한 얘기인데 기자는 노숙자부터 대통령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이건 기자가 가진 특권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스티브 잡스를 눈 앞에서 봤어요.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아이폰 프레젠테이션 현장인 아이폰4 발표장에 있었어요.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면 한 켠에서 아이폰 신규 기기를 체험할 수 있게 해줘요. 체험 공간에서 이렇게 아이폰 4를 만지고 있다고 해보세요. 그 때 스티브 잡스랑 손정의 회장이 제 앞에 온 거예요. 둘이 이정도 앞에서 얘기를 하고 있어요. 50cm 정도 거리 앞에서. 당시 IT 업계에서 제일 유명한 두 사람이 대화하는 걸 눈 앞에서 마주했을 때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서 IT 분야에 대해 더 푹 빠졌던 것 같아요.
😁 기자가 아닌 일상의 모습도 궁금해요.
😄 어렸을 때 전자 기기를 만지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새로운 전자기기를 보면 직접 만지고 고치기도 하고. 기자 일을 하면서 실리콘벨리 특파원으로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엔비디아 본사가 10분 거리인 집에서 1년 동안 지냈어요. 일년 중 360일은 날씨가 좋은 동네입니다. 환상적이죠. 매일 아침 오리🦆가 집 앞에 있는 수영장으로 날라오는 친환경적인 곳이었어요.(웃음)
평소엔 영화 마니아입니다. C사, L사, M사 모두 브이아이피(VIP)였어요. 많이 볼 때는 일 년에 150편 정도. 일 년에 150편을 보려면 주말에 서너 편씩 연달아 봐야 해요. 여행도 좋아합니다. 최근 필리핀 보홀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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