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 강미경 옮김 (출판사: 공존)
1. 20세기 PR의 귀재, 선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저자 에드워드 버네이스(Edward Bernays)가 선전이라는 단어에서 풍겨지는 부정적 인식을 걷어내고자 기술한 책이다.(1928년 출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선전은 대중을 설득해 상대방(적)을 미워하고 전쟁터로 이끌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됐다.
2. 버네이스는 업계 사람들로부터 PR의 정의를 만들고, 이를 비즈니스화하고, 과학으로 끌어올린 개척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3. 책이 나온 지 시간이 오래 흘렀기 때문에 지금 봤을 때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다. 당시에는 라디오가 대중으로부터 새롭게 각광받는 PR 매체였다. 하지만 시대를 거슬러 여전히 통찰력을 주는 이야기가 분명 있다.
4. 비누 회사의 판촉을 위해 전국의 초중고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전국 비누 조각 경연 대회를 개최한다. 책에서 잇달아 소개되는 버네이스의 PR 전략의 공통점인데 판매를 직접 강권(?)하지 않는다. 대신 잠재 고객이 제품을 원하는 환경을 조성해 대중이 먼저 제품을 알아보고 찾게끔 간접적으로 유도한다. 잠재 고객에게 넌지시 유도하는 지금의 넛지(nudge) 용어와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
5. 또다른 일화는 그가 피아노 제조사의 의뢰를 맡았을 때이다. 모차르트라는 피아노를 팔면서도 과대 선전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가정 음악실이라는 개념을 대중 사이에 널리 보급하는 일에 신경 썼다. 다시 말해 피아노를 들여놓을 공간을 마련하는 게 유행이라는 생각을 유포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피아노를 팔았다.
6. 담배 홍보를 위해 세련된 여성 모델들의 손에 담배를 들게 하였고(프로파간다 책 표지에 실린 사진), 흡연을 여권 신장의 상징으로 각인시켰다. 또 제30대 미 대통령인 캘빈 쿨리지 대통령의 웃지 않는 이미지를 깨기 위해 미국의 유명 배우들을 백악관에 초대하는 그림을 연출 지휘한다.
7. (쿨리지 대통령-버네이스 일화 발췌) 쿨리지 캠프는 당대에 홍보 전문가로 유명한 에드워드 버네이스를 영입했는데 버네이스는 쿨리지의 딱딱한 인상을 풀어주기 위해 백악관에서 연회를 실시, 여기에 당시의 유명한 연예인들을 초대했고 이 자리에서 쿨리지가 환하게 웃는 표정이 포착되었다. 사실 이때 연예인들은 쿨리지를 웃기는 게 거의 불가능했는데, 유머작가인 월 로저스가 성공을 거뒀다. 비서가 "이분이 바로, 쿨리지 대통령님(President Coolidge)입니다."라고 하자 대통령에게 못알아들은 척 "예? 성함을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어요?"라고 대답했다. 놀랍게도, 쿨리지는 이에 박장대소했다. 그러자 언론은 쿨리지가 웃는다!는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고 이 이미지 전략이 먹혀 무뚝뚝한 이미지와는 다른 면모가 국민들에게 먹혔다고 한다. (출처: 국제신문, 더위키)
8. 재미 있는 점은 이 책에서 버네이스가 자신이 이룬 공적이나 PR 사례를 설명할 때마다 매번 ‘이루어졌다,' ‘보여졌다,’ ‘입증됐다’와 같은 수동태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 '나는 지금 이 책을 통해 내 공적을 PR 하고 있어'라는 것을 독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기술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기 자랑도 티 나지 않게 활용하는 버네이스 옹이다.
책 글귀 발췌
- 261P: "대중이 광고 방법에 대해 아무리 까다롭고 냉소적으로 나온다 할지라도 결국에는 반응하게 되어 있다. 대중은 늘 음식을 필요로 하고, 오락을 갈구하고, 아름다움을 동경하고, 지도자를 따르기 때문이다."
- 253P: "PR 고문이 어떤 생각에 생기를 불어넣어 다른 생각과 사건들 틈에서 제 몫을 차지하게 할 수 있다면 그 생각은 당연히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다. 이를 두고 뉴스를 근원에서부터 오염시킨다고 말하면 곤란하다. PR 고문은 뉴스 편집인의 사무실에서 다른 사건들과 경쟁해야 하는 그 날의 사건 가운데 일부를 연출한 뿐이다."
- 188P: "낮은 관세 문제를 공약으로 내건다고 해서 단지 높은 관세가 물건의 가격을 올린다고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부각시켜 자명하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예를 들면 20개 도시에서 동시에, 현재 발효 중인 관세 때문에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보여주는 전시회와 더불어 저관세 전시회를 개최할 것이다."
- 168P: "현대의 기업은 대중의 맥을 계속 짚고 있어야 한다. 대중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파악하고 변화하는 여론에 스스로를 제대로 알릴 준비를 늘 갖추고 있어야 한다."
- 163P: "제품 판매를 단순히 저렴한 가격에만 기대지 말고 대중의 마음에 뭔가 다른 매력, 제품이 어딘지 약간 다르다는 생각, 업계의 다른 제품과 구분되는 독특한 요소가 있다는 생각을 심어야 한다. 예를 들어 타자기 제조업자의 경우 제품에 밝은 색을 칠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처럼 사소한 요소도 대중의 마음에 특별하다는 인상을 심음으로써 경제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닐 수 있다."
- 141P: "기업의 PR 활동은 자신의 진짜 목적을 숨기기 위한 보호색이 되어선 곤란하다."
- 139P: "기업의 PR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일반 대중의 구조, 편견, 변덕에 정통하고 있으면서 주도면밀하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중략) 대중의 관계는 주고받는 관계가 될 때 비로소 건강할 수 있다."
- 127P: "기존의 상술 아래서 제조업자는 잠재 구매자에게 "피아노 좀 사세요."라고 말했다. 새로운 상술은 그 과정을 완전히 뒤바꾸어 잠재 구매자가 제조업자에게 오히려 "피아노 좀 파세요."라고 말하게 한다."
- 123P: "유능한 선전가가 되려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당사자들이 제시하는 동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러한 행동 이면에 숨어 있는 진짜 동기를 파악해야 한다."
- 119P: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에서는 후송 병원이 부상자를 대충 다룬다는 이유 때문에 심각한 비난에 직면했다. 이름을 후송 초소로 바꾸자 비난 여론이 잠잠해졌다. (중략) 새로운 상투어가 새로운 형태의 병원에 적응하도록 대중의 감정을 길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 109P: "PR의 이상은 기업이 대중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거나 제품을 만들 경우, 또는 대중이 기업이 무얼 제공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할 경우 그러한 결과가 초래하는 낭비와 마찰을 해소하는 것이 된다."
- 102P: "기업의 동향과 생각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대중의 의중을 새로운 기업과 생각을 소개하는 집단에 전달하는 전문가들을 PR 고문이라고 부른다."
- 74P: "이 책의 목적은 대중의 마음을 지배하는 메커니즘에 이어, 특정 생각이나 제품을 대중에게 선보이고자 할 경우 그러한 메커니즘을 어떻게 조작해야 대중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 있다."
- 32P: "그의 목표는 구매자에게 지금 당장 제품을 구입하라고 재촉하는 게 아니라, 구매자의 세계를 통째로 변화시켜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는 느낌이 전혀 없이 그 제품을 탐내도록 만드는 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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